금융서비스 열린다…국내 18개 은행 “위기이자 기회”

[오픈뱅킹 시범운영 D-7 (상)] 송금·이체·조회 벽 사라져

손예술 기자 입력: 2019/10/23 16:05 — 수정: 2019/10/23 16:22 금융

출처: https://www.zdnet.co.kr/view/?no=20191023145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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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금 이체 결제의 완전 자유경쟁시대가 도래한다. 은행 간은 물론이고 핀테크까지 오픈 애플리케이션 인터페이스 프로그래밍(API)을 통해 송금 이체 조회 업무가 벽 없이 가능해지는 ‘오픈뱅킹’ 시대가 온다.

이달 30일 국내 18개 은행 오픈뱅킹 시범 운영이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말부터는 은행권만이 아닌 핀테크 업체들도 오픈뱅킹(공동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오픈뱅킹 시대는 금융소비자의 삶, 은행과 핀테크 업체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두 편에 걸쳐 살펴본다.

<글 싣는 순서>

(상) 은행 위기와 기회 ‘동시에’

(하) 금융서비스 ‘완전 경쟁 시대’ 개막

경기도에 사는 김철수씨(가명)는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을 5개 이상 설치했다. 주거래은행은 물론이고 대출 및 카드 연계 은행 등의 거래를 간편하기 위해 앱을 깔아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오픈뱅킹이 시행된 이후부터는 주거래은행 앱을 제외하고는 잘 들어가지 않는다. 주거래은행 앱서 다른 은행 계좌를 조회하고, 이체할 수 있게 돼서다. 김철수씨의 직장 동료인 이영수씨(가명)는 핀테크 업체의 앱을 이용해 계좌 이체 조회는 물론이고 흩어져있던 금융 거래 정보를 관리하고 있다.

오는 30일 국내 18개 은행을 대상으로 오픈뱅킹이 시범운영된다. 오픈뱅킹은 단어 그대로 ‘열려있는 금융서비스’다. 그간 A은행에서만 A은행의 계좌 내역을 조회하고, 계좌가 있어야만 이체·송금이 가능했지만 오픈뱅킹은 은행 간 벽을 허물 예정이다. 18개 은행 간 별도 제휴없이도 오픈뱅킹(공동 결제) 시스템을 통해 내가 보유한 계좌 정보 조회와 이체, 송금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은행권 시범운영서 12월에는 오픈뱅킹의 문이 더 활짝 열린다. 모든 핀테크 업체도 오픈뱅킹 시스템을 활용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오픈뱅킹 시범 운영 시, 이를 이용하는 금융소비자 정보는 오픈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통해 실시간으로 움직인다. 앞서 예를 든 국민은행 고객인 김철수씨가 국민은행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신한은행의 계좌를 조회한 후, 신한은행 계좌를 통해 우리은행으로 돈을 이체한다고 하자. 김철수씨가 요청한 이체와 조회는 실시간 오픈API를 통해 요청되고 자금이 이체, 원장이 기록되고 저장된다.

오픈 API로 제공되는 정보는 ▲조회 ▲이체로 분류된다. 조회 업무 세부내역으로는 ‘잔액 조회’와 ‘거래내역 조회’가 있으며 이용기관이 고객 계좌이 정상 여부와 성명을 조회할 수 있는 ‘계좌 실명 조회’, 소액 해외송금업자의 실명 확인 의무 이행을 위한 ‘송금인 정보 조회’가 포함된다.

이체는 이용기관의 지급 계좌에서 자금을 인출해 수취인 계좌로 입금하는 ‘입금 이체’와 출금에 동의한 고객 계좌에서 자금을 인출해 이용기관 계좌로 집금할 수 있는 ‘출금 이체’ 서비스가 시행된다. 이체의 경우 자금 안정성 부문을 고려해 출금 서비스에 한해 지급 보증금 규정이 있으며, 타행 계좌로의 이체 시 이체 한도는 1천만원으로 제한된다.

은행권은 은행 일부 데이터를 오픈API로 제공하기 때문에 그간 독점적으로 제공했던 데이터를 은행과 핀테크와 공유한다는 점에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고객이 자신이 보유한 개인 및 금융정보 관리업체를 선정해 맡기는 ‘마이데이터’ 산업까지 태동한다면, 은행의 경쟁력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신한은행 측은 “통합 자산 조회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라며 “오픈뱅킹에서 제공하는 은행 계좌뿐만 아니라 카드·증권·보험·연금 등 자산 조회 및 관리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레이니스트 ‘뱅크샐러드’와 손잡고 이 같은 이탈을 막기 위해 노력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뱅크샐러드와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데이터 금융 환경 조성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면서 “우리은행과 뱅크샐러드는 오픈 API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 모델 발굴을 비롯해 데이터를 활용한 상품 개발, 마이데이터 공동사업 추진 등 구체적인 데이터 금융 연구에 돌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은행들은 모바일 뱅킹 앱의 실 이용자를 유지하기 위한 가격 경쟁에도 도입했다. 신한은행 측은 “모바일 뱅킹 앱 ‘쏠’에서 기존 고객뿐만 아니라 당행 거래가 전혀 없는 고객도 쏠 회원 가입 후 타행 계좌를 손쉽게 등록해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오픈뱅킹에서 타행 계좌 등록 후 이체 거래 시 수수료를 면제하고 타행 계좌를 5개까지 동시에 자금을 가져올 수 있는 집금 서비스는 물론이고 대출 이자, 공과급 납입 서비스도 쓸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측은 “우리은행 ‘원 뱅킹’에 별도의 메뉴가 구현될 예정”이라며 “조회할 타행 계좌를 개별로 등록하고 이체도 건별 이체로 할 수 있도록 이미 모바일 뱅킹 개편을 통해 시스템을 마련해뒀다”고 전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예능 프로그램을 모바일 뱅킹 앱서 무료로 볼 수 있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도입했다. 다른 은행 고객이 즐겨 찾을 수 있는 금융 앱으로 거듭날 수 있게 콘텐츠와 상품 출시를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위기와 동시에 기회도 있다. 외부의 다양한 사업파트너를 은행 상품 및 서비스의 판매채널로 활용할 수 있게 되거나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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