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이야기] 블록체인의 핵심가치는 탈중앙화인가? 컨센서스인가?

원문 보기 : https://steemit.com/coinkorea/@donekim/51p8nd

안녕하세요 디온(@donekim)입니다. 오늘 한국금융신문 경제·시사면에 [인터뷰 – 이준행 고팍스 대표] “블록체인 핵심 가치는 컨센서스”라는 제목의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해당 기사의 인터뷰 내용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최근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이준행 대표의 좋은 시각을 옅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은 블록체인의 핵심 가치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포스팅을 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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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https://itsgoingdown.org/

블록체인 기술이라는 용어에는 늘 “탈중앙화(Decentralized)”라는 단어가 꼬리표처럼 따라 다닙니다. 비트코인이나 가상화폐, 암호화폐 등으로 시작하는 시중 서적들을 읽다보면 “기존의 중앙화된 시스템에 문제가 많고 수익의 대부분을 거대한 중개기관이 취하는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탈중앙화 속성을 가진 블록체인 기술이 필수불가결하다”는 이유로 인해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이 곧 미래라는 구절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가치는 과연 “탈중앙화”일까요? 이준행 대표는 인터뷰에서 “탈중앙이 블록체인의 핵심가치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대신에 블록체인은 “대중의 컨센서스를 쉽고 효율적으로 모을 수 있는 소셜 테크놀로지”라고 말합니다. 이와 같은 대답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이준행 대표가 “앞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사회에 블록체인 기술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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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포함한 각 개별 국가들은 그들이 처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정책 중 하나로 화폐발행 정책을 펼치면서 신뢰를 잃었습니다. 거대한 중앙 기관이 관리하는 화폐는 그들의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추가로 발행될 수 있었기 때문에, 화폐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들은 자신들이 피땀 흘려 은행에 모아둔 화폐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눈으로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법정화폐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했던 것들이 바로 전자화폐였고, 예측하지 못했던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도록 알고리즘을 통해 발행량이 사전에 정해져 있는 비트코인이 등장하였습니다.

비트코인은 말 그대로 중앙화된 현 시스템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화폐 발행과 유통 시스템”을 해결하기 위해 “탈중앙화”의 가치를 내세우며 등장한 대표적인 암호화폐였습니다. 중앙 정부나 은행, 서버를 관리하는 거대 기업들이 데이터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누군지 알지 못하는 세계 곳곳에 있는 사람들이 공동으로 장부를 관리함으로써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투명한 시스템이 운영되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비트코인 덕분에 “비트코인 = 블록체인 = 탈중앙화”라는 공식이 생겨났습니다. 그래서 블록체인 기술이라고 하면 탈중앙화라는 단어가 키워드로 따라다니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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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에 블록체인 2.0이라고 불리며 등장한 이더리움의 창립자인 비탈릭 부테린은 “블록체인 트릴레마”라는 개념을 언급하면서 가장 중요시해야 하는 가치로 “탈중앙화”와 “보안”을 꼽았습니다. 암호화폐 씬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자랑하는 비탈릭이 “탈중앙화와 보안”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하면서 언제부터인가 블록체인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바로 탈중앙화라는 불문율이 생겨버린 것 같습니다.

블록체인 트릴레마(Blockchain Trilemma) : 일반적으로 동시에 해결할 수 없는 2가지 문제가 서로 얽혀 있는 경우를 딜레마라고 한다면, 트릴레마는 동시에 해결할 수 없는 3가지 문제가 상충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특히, 블록체인의 경우 “①탈중앙화, ②확장성, ③보안”이라는 3가지의 핵심 요소들 중에서 어떤 선택을 하든 1가지를 악화시킬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말합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은 이준행 대표의 생각과 매우 유사합니다. “탈중앙화는 블록체인의 중요한 속성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지만, 블록체인의 핵심 가치는 컨센서스 머신으로서의 속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산업이나 시스템에 반드시 탈중앙화라는 속성이 무조건 적용되는 것이 이상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탈중앙화와 블록체인 기술을 마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여기는 기초적인 개념이 부족한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이 참 많습니다. 최근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서 기존의 시장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해결하겠다고 쏟아져 나오는 프로젝트들 중에서는 오히려 지금의 중앙 집중 시스템이 훨씬 바람직한 것들도 많습니다. 그냥 무턱대고 마치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면 탈중앙화되고, 투명해지고, 보안이 높아진다는 둥의 설명만 가득할 뿐 현실의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인식은 쏙 빠져 있습니다.

중앙 집중 시스템에 의해서 효율적으로 시장이 작동하고 있는 영역을 굳이 침범하여 탈중앙화를 추구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앙화된 현재의 시스템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분야에 한하여 탈중앙화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대중의 컨센서스를 쉽고 효율적으로 모으는 것은 현실세계의 어느 영역에서나 광범위하게 적용되어야 하는 기술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전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모두에게 열려 있고, 누군가가 중간에서 검열을 통해 특정인의 생각이나 행동을 검열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말 그대로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만의 주관적이고 고유한 생각들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고 이러한 생각들과 의견들을 통해 특정 프로토콜이나 가치에 대한 동의 또는 비동의 여부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기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독재는 의사결정이 빠르고 효율적이지만, 중앙화된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에게 부와 의사결정권한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민주주의는 많은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신중한 의사결정을 함에 따라 시스템의 실패가 적지만 매우 느린 시스템입니다. 과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민주주의는 어떤 미래를 우리에게 가져다 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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